제국에 대한 기사의 충정은 그릇될 리 없습니다.
철커덕거리는 갑주의 마찰음과 반동분자의 골육을 베고 찌르는 칼날을 쥔 손끝의 감각, 눌어붙은 심혈에서 진동하는 비린내가, 시산혈해에 스러진 전우의 단말마가 나의 성심을 의심한다 하여 진정 스스로를 의심한 적은 황제 폐하께 맹세코 단 한 번도 존재하지 않습니다.
무릇 기사란 우직해야 하는 법입니다. 대설이 천지를 하얗게 물들여도, 폭우가 잡념을 씻어내려도, 천일이 내리쬐어도, 칼바람이 뺨을 할퀴어도 함부로 검을 놓지 말아야 합니다.
제국의 안녕을 위협하는 불온한 사상가들은 내 그림자를 밟고 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. 내 전우를 감언이설로 미혹하고 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.
───라고, 당신은 내게 그리 가르치셨습니다.
나는 그 가르침을 잊은 적이 없습니다.
허나 운명이 날 시험대에 올리고, 후천적으로 부여받은 숙명이 날 옥죄니, 어느 날 불현듯 깨닫고야 만 것입니다.
나를 위한 연옥은 없으리라.
필경 업화에 타죽으리라.
Angelika Schmitt .
앙겔리카 슈미트
承繼人 .